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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토리

날씨 좋은 금요일, 기다려왔던 동물원 나들이

by 땡맘 202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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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맘은 다음주 월요일부터 데이케어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일년동안 땡구를 키우며 육아휴직 시간을 갖게 되면서 잘 쉬었고, 일하던 시간을 그리워 하기도 했었는데 막상 출근을 하려고 하니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다행이도 지금 당장 땡구를 어디다 맡기지 않더라도 남편이 땡구를 돌봐 줄 수 있는 상황이 감사하다.
출근을 앞두고 땡맘이 그동안 가족과 가고 싶었던 동물원에 갔다. 땡맘은 어릴적부터 동물원 가는걸 좋아했는데 결혼 후 캐나다로 온 뒤로는 데이케어에서 아이들과 필드 트립 갈때 가보고, 남편이랑 간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세 가족이 되어서 동물원을 간다니 얼마나 설레고 흥분되던지! 땡구에게 다양한 생명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물원을 가야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동물원 입구에 들어서면 다리 아래로 강이 흐른다. 날씨도 너무 좋고, 세가족 모두 컨디션도 짱짱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내일 비소식이 있어서 인지 아이들과 나온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그림 찍는다고 글씨는 다 잘라 먹었네..;

처음 만난 동물들은 들 짐승이다. 펭귄코너도 있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있어서 패스했다.. 나오면서 볼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집으로 가기 바빴다는..ㅎㅎ

바위 위로 올라가 있는 하얀 염소(?)들 ㅎㅎ 풍경과 어울어진 이사진이 오늘 찍은 사진들 중에 가장 멋있는 것 같다. 캐나다는 땅이 넓어서인지, 동물원도 광활해서 동물들이 보다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 같다. 단점은 어디에 있는지 한참 찾아야 한다는 점이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동물을 구경할 수 있게끔 해놔서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저~기에 있다고 손가락질 하는 아빠와 멍때리는 땡구

땡구는 가만히 앉아있거나 자고있는 동물을 찾아보긴 어려운 듯했다. 동물이 움직이거나 가까이 다가오면 그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손을 흔들며 좋아했다. 30-40분정도 걷다보니 배가 고픈지 땡구가 징징 거리기 시작했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가 있어서 자리를 잡고 앉아 싸온 땡구의 점심을 먹이고, 우리는 간단하게 햄버거와 치킨너겟을 먹었다. 다시 생각해봐도 갑자기 욱 올라오는 싸구려 햄버거가 오늘 나들이의 Worst였다. 아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먹는 카페인데 음식이 그 정도로 엉망이라니.. 사진도 아까워 남기지도 않았다. 그곳의 햄버거는 정말 마트에서 파는 제일 싼 빵에 상추 한장, 패티도 어릴적 먹던 동네 빵가게에 팔던, 그런 패티였고, 너겟은 딱딱하고 감자튀김은 소금에 절여져 있었다. 결론은, 다음엔 유부초밥이라도 싸가지고 오자...

땡구의 점심 - 겹겹이 쌓여 있지만 이건 소고기 주먹밥ㅎㅎ

점심의 좋지 않은 기억은 뒤로 하고 다시 걷다보니 정원같은 산책로가 나왔다. 마침 땡구는 잠이 오던 시간이라 자장자장 노래를 부르며 산책했다. 가지런하고도 자연스럽게 정원을 잘 가꾸어 놓은걸 보며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남편은 쪼그려 앉아서 작은 꽃들의 사진을 찍으며 말했다. "난 요즘 이런게 예뻐보여, 나이가 들었나?" 응.. 나이가 들었나봐..ㅎㅎ
나도 부쩍 봄이 오면 꽃사진 찍는게 즐거워 졌는데, 같이 늙어가나보다. 아무래도 캐나다의 봄과 여름이 짧다보니 긴 겨울동안 보지 못하는 푸르름과 화사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소중히 여기게 되는 것 같다.

땡구가 푹 자주는 틈을 타서 우리는 열심히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둘이 신나서 이동물, 저동물 구경하다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것도 같고, 연애할 때 동물원에서 데이트 했던 생각도 났다.

홍학이 너무 예쁘게 줄 서 있었다. 다리가 뭘로 만든것 처럼 생긴것도 신기했고,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서 있는것도 신기했다.

사람들과 아이컨택 하는 기리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원의 파트는 아프리카! 얼룩말과 기린을 봤을 때는 그야말로 힐링 이었다. 기린이 뭘 아는 것처럼 사람들한테 얼굴을 들이밀기도 하고, 얼룩말이랑 왔다 갔다가 하는 모습이 정말 평화로워 보였다.

아프리카 악어

악어가 눈을 부릅뜨고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소름이 돋았다. 악어 볼때마다 공룡같다..ㅎㅎ 악어가 있던 이 실내는 열대 우림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놓아서 굉장히 습하고 더웠다. 아프리카의 일부분을 간접 경험하고 온듯한 기분이었다.

잠자는 하마

하마는 어마무시하게 컸다.ㅎㅎ 자면서 콧구멍을 벌렁거리는 것도 재미있었다. 콧구멍도 진짜 크다.

미어캣

사람들의 움직임때문에 경계를 하는 건지 너도 나도 서서 두리번 거리는 미어캣들.. 애니메이션의 한장면 같아 더 귀여웠다.

아프리카 존을 열심히 구경하고 나니 땡구가 깼다. 다른데는 몰라도 기린이랑 하마는 꼭 보여주고 싶어서 다시 돌아가 땡구에게 구경시켜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린 보고 신난 땡구 ㅎㅎ 기린한테 인사도 해주고, 다른 쪽으로 걸어가면서 아빠가 울타리 너머로 또 보여주기도 했다.

공룡 마을

마지막으로 동물원의 하이라이트는 공룡 마을(?) 이었다. 갖가지의 공룡들이 소리를 내며 입을 벌리기도 하고 움직인다. 땡구가 처음엔 무서웠는지 울어서 안고 구경시켜 주었더니 나중엔 한참을 뚫어져라 보고 있기도 했다. 캐나다 다른 주에 살고 있는 조카들이 공룡에 관심이 많은 때라 보내주려고 열심히 영상을 찍어 뒀다. ㅎㅎ 땡구에게 좋은 경험을 주고 싶기도 했지만 그보다 엄마가 오고 싶어 해서 오게 된 동물원에서의 시간은 너무 행복하고, 기분 좋은 추억이 되었다.
이제 열일하고 주말에 또 열심히 놀아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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