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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토리

세가족이 되어 떠난 첫 여행 / Canada Cottage

by 땡맘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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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구가 태어난지 150일경 되던날 우리 세가족은 처음으로 집을 벗어나 근교 별장에 다녀왔다. 차로 두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다행이도 땡구는 잠도 자고 일어나서 모빌을 보며 차를 잘 탔다. 거의 한달도 더 전에 예약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소를 보니 땡구맘은 물론 파파도 한껏 들떠있었다.

 도착해서 짐을꺼내고 셋팅하고 밥먹고 하니 벌써 어둑어둑 해지던... 겨울에 해가 짧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숲속이다 보니 밤이 되면 밖에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커튼 조차없어서 밖에서 누가 우리를 보고있는건 아닌가 겁이 나기도했다. 아무래도 숲속이었고 날씨도 꽤 추워진 때라 도착하기 무섭게 남편은 뗄감을 가져와 불을 피웠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도 fireplace가 있어서 불피우는데에는 일등공신인 땡구 파파.

 첫째날 저녁식사는 샤브샤브였다. 미리 끓여서 가지고온 육수에 채소, 고기만 넣고 먹다가 칼국수면도 넣어 먹고 진짜 내생에 손에 꼽을 샤브샤브를 먹은것같다. 생각하니까 배가 고파진다. 맛을 느끼는것도 잠시, 저녁을 먹기 시작하기무섭게 땡구가 장소가 낯설어서 그런지 많이 울고 힘들어해서 잠시 중단해야만 했다. 낯선곳에서 자본 적이 없는 아기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까싶어 많이 안아주고 달래주면서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재우고 나서 마지막까지 잘 먹었다는 이야기. 배 뜨시게 먹고 영화한편 보려고 했더니 인터넷이 잘 안되는 바람에 본의아니게 일찍 취침을 하였다.

 

 둘째날 아침, 자고 일어나 머리맡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나무 뷰.. 우와 우리가 어젯밤에 이런데서 잤구나... 어제 저녁엔 어두워서 잘 안보이더니 너무 아름답다. 아침은 남편이 놀러가면 가장 좋아하는 조식메뉴로 준비해보았다. 땡구도 밤새 잘잤는지 기분이 한결 좋아보였다. 우린 밤새도록 다른 방에 자는 땡구에게 집에서 챙겨온 가습기를 틀어주었는데, 가습기 없이 잔 우리는 숨이 막히고 온몸이 갈라지는 듯한 괴로움을 겪었다.. 캐나다 겨울여행엔 가습기 필수입니다 여러분....

 햇살이 너무 좋아서 별장 주변을 산책하러 나갔다. 이때가 10월말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눈도 제법 쌓여있고, 날도 쌀쌀해서 땡구와 우리 모두 꽁꽁 싸메고 나갔다는.. 사실 기대도 안하고 나갔지만 밖에는 온통 나무, 그리고 집뿐이었다^^;; 그래도 신선한 공기를 한껏 마시고 사진도 찍었다.

 돌아와서 땡구는 낮잠자고, 우린 순두부 열라면을 해먹었다. 끓이자마자 흡입해서 남긴 사진은 없지만 맛은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날 이후로도 종종해먹었다. 후식으로 아침에 떼우다 남은 불씨위에 옥수수도 구워먹고 귤도 까먹으면서 어제 보지못한 영화를 보려는데 땡구가 깼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에 영화는 안되겠다...... 

 땡구랑 놀아주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젖병닦고... 사실 몸만 다른 곳에 있지 아이를 낳고 여행을 오니 계속 일을 하는 기분이었다. 다른점은 수시로 맛있는것을 먹을수 있다는점..? 땡구는 둘째날이 되어서는 완벽 적응을 했는지 밤잠도 수월하게 자주었다. 그렇게 시작한 고기 파티~ 이때가 10월 말이라 할로윈과 가까웠는데 창밖을 보니 달과 나뭇가지의 형태가 너무 할로윈과 잘어울려서 사진을 남겼다. 

 캐나다 로컬마트에서는 한국식으로 소고기가 썰려 팔지 않기 때문에 고기 손질좀 하시는 땡구파파가 소고기를 통으로 사서 한포 한포 맛있게 떠주었다.. 고기는 언제나 옳다. 특히 여행에서는 고기 빠지면 섭하지. 이번 여행은 아기가 아직 어려서 쉴 수는 없었으나 잘 먹고, 많이 웃고, 셋이 도란도란 함께 할수 있었던것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듯하다.

 다음 여행은 언제,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추억으로 앞으로의 날들이 더욱 힘차고 좋은 에너지로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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